Kown Kwang Chil

강원대 미술교육과 졸업

홍익대 교육대학원 졸업

蓮 . 然

전시모습

동영상

작품 평론

“연꽃이란 소재를 전통 채색화에 빗대어 아주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 속에 생명력과 따스함이 묻어나고 일상의 한가로운 풍경 속에 우연히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개구리의 생명체가 연꽃과 잘 연계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평온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작품을 하면서 知天命에서 耳順이 되니 이젠 연꽃에 빠져보고 싶은 마음과 군자의 자세로 연과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작가노트)

연꽃을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그가 자연을 우리 전통미술, 문화의 문맥 체계 안에서 읽어내고 있다는 얘기다. 바로 그러한 지점에서 그는 우리 전통미술과의 연결고리를 찾으려 한다. 동시에 자연을 나와 분리된 객체로 여기는 게 아니라 자연계의 모든 생명체들을 자신과 분리될 수 없는 유기적 관계망 아래 사유하는 동시에 인간이 추구할 가치나 심성이 내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음도 엿볼 수 있다. 이 역시 우리 선조들의 자연관이자 보편적인 사유방식에 다름 아니다. 작가의 그림은 전통시대에 그려진 연꽃그림의 도상학적 의미를 반추하고 그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선인들이 자연을 보던 시선과 마음을 현재 자신이 다시 반복하고 기억하면서 모종의 연결고리를 찾는 행위로 보인다.

연잎의 내부로 육박하는 구도와 전체적으로 균질하고 단일한 색채로 물든 색 면 추상과도 같은 화면은 지극히 평면적으로 다가온다. 그 내부는 치밀한 묘사가 공존하고 있다. 맑고 투명한 색채의 맛이 채색의 무거움과 불투명성을 가볍게 휘발시키는 편이다. 연잎의 형태와 줄기, 그 사이사이에 피어난 연꽃 그리고 그 어딘가에 자리한 개구리 혹은 작은 새들은 뭇생명체들이 혼거하고 조화를 이루는 거대한 생태계이자 그곳의 엄정한 법칙과 순환을 연상시키는 축소된 자연계를 암시한다. 식물계와 동물계가 공존하고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이 함께 하는 자연이다. 무엇보다 자연은 싱싱하고 활력적이며 청명하다. 자연에 대한 이러한 수사는 모두 자연이 지닌 생명력과 연관된다. 그곳은 모든 생명체가 발아되고 회임되는 거대한 공간이다. 작가는 관자들이 자신의 그림을 통해 마치 자연 공간 속에 있는 듯한, 평온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 그의 그림에서 자연은 현실계의 저편에 자리한 일종의 유토피아로 자리한다. 그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그에게 그림 그리는 일이다. 그것은 연꽃이 가득한 정원을 마련하는 일이고 그것을 가시적으로 관자들에게 선사하는 일이자 저 지치지 않는 녹색의 싱그러움과 생생함, 약동하는 생명체의 은밀하고 조심스러운 활력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그 안에서 군자처럼 거하고 싶다는 작가의 생의 욕망이 새삼스럽다. 그 같은 욕망은 우리 몸 바깥에 자리할 유토피아를 희구하는 마음이고 그것이 여전히 이 시대에도 유효하고 간절함을 그는 정치한 채색으로 이룬 그림을 통해 일러준다.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